20세기 음악사의 범위는 매우 넓기에 우리가 흔히 "세기의 전환기"라 말하는 19세기 후반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으로 묶이는 20세기 후반의 음악까지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적인 관점에서의 20세기 음악은 1901년을 시작으로 하는 것이지만
화성에 기초한 음악의 흐름 속에서 진정한 20세기 음악의 시작은
조성과 화음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이 이루어진 1910년 즈음을 그 시대적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스트라빈스키(Igor Strawinsky, 1882-1971)의 음악에서의 박자 체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20세기 음악의 시작에 대한 정의를 날짜를 정하여 오늘부터 새로운 음악이라고 명명할 수 없기에
19세기 후반(20세기로 연결되는 시기)의 작곡가들이 진정한 전환점인 1910년의 발전을 위한 준비자이며 창시자라고 이해하고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화성에 기초한 음악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의 후기 작품들에서 아주 놀라운 수준의 화성, 드뷔시(Claude Dbussy, 1862-1918)의 음향 층과 음향의 풍부함을 위한 기법, 스크랴빈(Alexander Skrjabin, 1813-1883)의 혁신적인 반음계적 작품 들을 예로 들 수 있다.
리듬 측면에서는 말러(Gustav Mahler, 1860-1911)를 들 수 있는데, 그의 후기 교향곡에서 쓰인 복잡한 리듬과 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19세기 후반의 이국적인 음악에 대한 관심과 민속음악에 대한 연구 역시 조성과 기능적 화성을 벗어난 20세기 음악 전반에서 항상 '새로운' 음악적 요소와 아이디어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의 과정과 가능성에 대한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에 19세기 후반 음악의 흐름을 20세기 음악사에 포함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음악을 1945년을 중심으로 크게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는 것은 음악 어법의 혁신적인 전환을 근거로 하여 20세기 음악의 본질적인 시작을 1910년으로 볼 수 있다는 것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구분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은 세계의 정치, 사회, 경제뿐만 아니라 예술의 흐름에 커다란 전환점을 이룬다.
음악 분야에서의 변화는 서양음악의 본토인 유럽 음악계의 나치 정권으로 일한 억압에서의 분출과 대륙 간의 음악적 교류, 특히 음악 발달의 변방 국가였던 미국의 지위 상승과 이에 따르는 영향력으로 나타난다. 또한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계 문명의 발달은 음악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음악사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1945년을 20세기 음악의 구분 점으로 보는 또 하나의 관점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 후 서양음악의 종주국인 독일에서 개최되는 신 음악을 위한 다름슈타트 국제 하계강좌(Die internationalen Ferienkurse fur Neue Musik Darmstadt)가 1946년 시작되었다는 데에 둘 수 있다. 이 하계강좌가 가지는 20세기 후반에서의 영향력은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실험적 토대의 마련, 음악에 대한 학문적 접근, 다양한 음악적 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연주 해석, 교육용 자료의 수집과 제공 등을 통해 나타난다.
모더니즘 - 신 음악
20세기 음악을 대변하는 개념인 모더니즘과 신 음악은 '현대' 그리고 '새로운 음악'으로 흔히 번역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각각의 개념들이 가진 예술사적 관점, 음악 이론적 측면, 작곡기법적 측면에서 있을 수 있는 상이한 관계 설정이 고려되지 못한 것이다. 역사적 관점에서의 모더니즘의 개념은 형용사(소문자 n)가 아닌 명사화(대문자 N)된 시대 개념으로써의 신 음악(Neue Musik)과 명백하게 구분된다.
예술사적 시대로써의 모더니즘은 1890년경을 시작으로 하고, 표현주의를 포함하여 1920년대 전반에 끝난다. 음악 이론적 관점과 작곡기법적 전환의 측면에서의 모더니즘은 예술사적 시대로써의 모더니즘보다 더 좁은 시간적 범위를 갖는다. 화성의 역사적 전환이 1910년경 시작되어 무조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모더니즘은 1910년경을 그 끝으로 본다. 물론 음악에서의 커다란 변화는 1920년, 12음 기법의 발전과 연결되는 표현주의의 마지막에서 시작되었으므로, 예술사적 관점에서의 모더니즘의 시간적 경계와 비슷하게 모더니즘을 1890년경부터 1920년까지로 볼 수도 있다.
모더니즘의 시대 구분은 그 관점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모더니즘이 후기낭만주의, 인상주의, 민족주의의 어법적 현상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더니즘 - 아방가르드 - 포스트모더니즘
"최전방"에 대한 요구를 의미하는 아방가르드 개념은 전통과 역사성을 바탕에 둔 역사적 연속성과 그것을 과감하게 벗어버린 의미로 나눌 수 있다. 개혁의 연속되는 진행으로서의 아방가르드 의미는 진리와 새로움의 범주라는 입장에서 음악적 요소와 그 요소의 기술적 소화를 접목하려는 모더니즘의 역사적 의무와 일치한다. 특히 음악적 양식으로는 전통과의 단절로 간주하는 쇤베르크의 무조음악과 12음 기법이 역사적 발전성에 근거하였다고 이해하는 것은, 전통과 역사성을 바탕에 둔 아방가르드 개념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미학적 포스트모더니즘은 그것의 시작 이래로 1950년대와 1960년대의 문학(그리고 후에는 건축) 논쟁에서 철저하게 미학적 모더니즘의 교체 또는 그중의 하나로써 이해된다. 그 이유는 미학적 모더니즘이 편파적으로 구조적 순수주의와 기법적 통일성에 집착하였기 때문이다. 20세기 음악에는 이미 초기부터 포스트모더니즘적 현상이 존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쇼스타코비치(Dmitri Schostakowitsch, 1906-1975), 헨체(Hans Werner Henze, 1926) 또는 슈니트케(Alfred Schnittke, 1934-1998)와 같은 작곡가들의 모더니즘과 구별되는 경향은 바로 그런 현상과 일치한다. 신 음악의 모더니즘 궤도에 대한 더 넓은 분야로의 강한 해체는 1970년대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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